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큰 용기와 위로를 주었던 실습
오랫동안 준비하던 경찰시험에 번번이 낙방하여 저의 길이 아닌가보다 포기하고, 플랜 B였던 사회복지사 2급 자격 취득을 위해 실습기관을 알아보았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아동생활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실습을 하고자 했으나, 모든 기관이 현재 실습생을 받지 않고 있었고 그러던 중 지구촌성폭력상담소가 눈에 띄었습니다. 제가 경찰이 되어 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성폭력 사건이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기관에 전화를 해보자 간절한 마음으로 전화를 한 당일 소장님과 면담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소장님은 ‘전문가가 무능한 것은 죄악’이라고 말씀하시며 사회복지사는 끊임없이 배우고 전문성을 갖춰야함을 강조하셨고, 이러한 사명을 가지고 인격적인 자질과 전문역량을 갖춘 사회복지사 배출을 위해 실습생을 교육하고 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소장님과 기관의 견고한 철학이 느껴졌고 기관에 대한 신뢰가 생겼습니다. 아직 젊으니까 포기하지 말고 준비하던 공부를 계속하라는 소장님의 격려에 눈물이 쏟아져서 저도 민망하고 소장님도 당황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실습생 신분으로 가정폭력‧성폭력 전문 상담원 양성교육에 참여 및 보조진행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그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을 기대했습니다. 저의 기대처럼 성폭력, 가정폭력에 국한하지 않고 그와 관련된 다각적인 영역(장애인, 중독, 자살, 스토킹 등)에 대해 공부하면서 대상자의 입장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성폭력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그 문제에 대해 제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는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n번방’, ‘정인이 사건’ 등 크게 이슈가 된 사회문제조차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단순히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도전할 것이 아니라, 소장님께서 늘 말씀하신 것처럼 ‘준비된 사람’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기대가 충족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나,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깨닫고 성장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제껏 저는 지식이나 실무능력을 갖추는 것이 ‘전문성’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문가의 우선되는 자질은 ‘자신을 잘 돌보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발달 과업 중 미해결과제가 무엇인지 아는 것, 상황을 통제하기 보단 유연하게 옷을 갈아입고 녹아드는 적응력, 열정을 조절하고 자신의 마음을 적절히 돌보아 소진을 예방하는 것이 전문가의 필수적인 자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토론을 통해 동료 선생님들과 삶을 나누면서 위로를 받고, 그분들의 삶을 통해 지혜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 자신과의 관계가 더욱 좋아졌습니다. 이제껏 하루하루 성장하는 스스로를 격려하기보단, 완성된 제 자신을 기대하고 그에 부응하도록 다그치며 스스로를 힘들게 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심긴 씨앗이 나무가 되기까지 성장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소장님의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지금까지 애써온 저를 격려하며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내딛을 용기가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남들과 비교치 않고 세상 유일한 존재로 바라보겠습니다. 그리고 동일한 시선으로 타인을 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저 왔다 가는 실습생이 아닌 제자로 대해주시며, 저를 격려해주시고 가르쳐주신 소장님과 실습지도자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기관의 선생님들께서 보여주신 사명감과 올곧은 가르침이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귀한 배움을 통한 깨달음을 잊지 않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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