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뜻깊은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처음 지구촌가정성폭력상담소의 면접 당일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저는 겁이 많아서, 두려운 상황에 있는 ct를 만날 때 제 자신이 흔들릴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그 때 돌아온 대답은, 상담자 자신이 먼저 회복되는 경험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가 마음에 새겨져 지구촌가정성폭력상담소에서 실습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치료회복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지금 내 삶의 한 순간 한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 내 주변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소중했나를 다시 한번 느끼면서, 복잡했던 생각들과 불평, 불만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나와 나 사이는 얼마나 가까웠었는가, 내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가? 등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내 자신과 만나는 과정이었고, 나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현장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옳다는 것을 배웠고, 무조건적인 지지가 얼마나 강력한 치유의 힘이 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또한 불안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식하고 자꾸 억누르고 없애려했던 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제 자신이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선택하려고 애쓰기보다 차선과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움이라는 것을 배우며 마음에 굉장한 치유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완벽주의 성향의 저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스트레스에 압도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역경을 피하기보다는 보다 조화롭게 운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내실 있게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유익한 경험을 통해 반성하고 깨달음을 얻는 시간,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다양한 치료회복프로그램의 교수님들을 통해서는 사회복지 전문가로서의 자질과, 현장감 있는 경험들을 듣고 배울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사회복지사로서 바람직한 자세와 인간상을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복지가 되어 현장에서 만날 상황들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도 아울러 알려주셨는데, 오히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해주시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마련해주셔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실습 10회동안 함께 토론했던 동료실습 선생님들과도 소통하며 정이 들었습니다. 내 의견을 표현하는 연습,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상대 선생님의 말에 경청을 배우는 자리였습니다. 환하게 미소를 지어주는 선생님들의 눈을 볼 때, 마음이 열리고 치유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미술매체를 활용한 집단프로그램을 통해, 집단구성원들의 내면의 깊은 상처를 보게 되면 함께 공감했고, 같이 흘렸던 눈물이 소중했으며, 우리 모두 회복되어 가고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이마고 부부치료>프로그램을 통해서 바람직하고 안전한 대화법을 배웠던 것은 큰 수확이라 생각합니다. 부부에게 뿐 아니라 자녀와 이웃까지, 누구를 만나든 존중하는 자세의 대화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 애니어그램 성격유형 >프로그램 또한 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10회 실습을 통해 저는 실습 전과 후가 많이 달라져있음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좀 더 감사하는 사람이 되었고, 좀 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리다고만 여겼던 일곱 살 막내아이가 하는 투덜거림에도 귀를 쫑긋 새울 줄 아는 엄마가 되었고, 그냥 스치고 지나쳐도 될 친구를 우연히 만났을 때, 끝까지 달려가 진심으로 안부를 묻고 환하게 웃으며, 친구의 장점을 찾아서 온 마음 다해 칭찬해주는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세상 모든 관심의 에너지의 방향이 저로만 향해있는 성향을 탈피하며, 이웃과 함께 손을 잡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해준 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와 관계된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따뜻한 사회복지사로서, 이웃에게 사랑을 흘려보낼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겸손한 마음으로 끊임없이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