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며 말해도 척척, 다음 질문까지…성폭력 피해 조서 쓰는 AI

ㅎㅎㅎ 20-12-09 14:01 60 1


조사실로 들어서니 책상에는 수사관과 피해자 전용 마이크가 각각 준비돼있었다. 마이크에 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 자동으로 컴퓨터 화면에 대화 내용이 텍스트로 기록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돼있는 AI 음성비서의 인식률을 생각하고 정확하게 대답을 받아 적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답변 가운데 딱 한글자만 오입력됐다. 컴퓨터 화면으로 볼 때 3줄에 달할 정도로 긴 대화였고 숫자와 영어단어가 섞여있었는데도 예상보다 더 인식률이 높았다.

이후 이어진 4번의 문답 가운데서도 2~3개 단어를 제외하고는 모든 문장이 제대로 입력됐다. 수사관이 진술 내용을 입력하는데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질문과 답을 이어가다보니 조사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도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이 직접 조서를 작성하지 않고 대화에만 집중하도록 돕고, 보다 풍부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음성인식 시스템은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90% 이상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여성 음성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재 시스템의 음성 인식률은 90% 정도다.




이 프로그램에는 개방적이고 풍부한 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AI 수사가이드'도 탑재됐다. 피해자의 진술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AI가 추가로 해야할 추천 질문 목록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 등을 화면 옆쪽에 제시한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라고 진술했다면 '어렴풋'이라는 단어를 시스템이 인식해 약물 이용이 의심될 때 해야하는 질문 리스트가 화면에 떠오른다. '몰래 찍었다'는 표현을 쓰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관련 질문 목록이 나오는 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 조사의 경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한 번으로 조사를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관련 질문 리스트가 옆면에 뜨기 때문에 질문을 빼먹고 하지 않아 추가 조사를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은 자동으로 질문과 답변으로 분류된다. 은어나 사투리 등이 섞여있어 정확하게 입력되지 않았더라도 마우스로 문장을 클릭하면 해당 부분의 음성만 다시 재생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입력된 내용은 피해자 조서 형식에 맞춰 한글파일로 변환된다.

경찰은 향후 축적된 텍스트와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진술 분석과 수사관 평가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이 부주의한 언행이나 폐쇄적, 유도적 질문을 해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화 내용 기록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피해자와 풍부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 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 () 답변

    조사실로 들어서니 책상에는 수사관과 피해자 전용 마이크가 각각 준비돼있었다. 마이크에 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면 자동으로 컴퓨터 화면에 대화 내용이 텍스트로 기록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돼있는 AI 음성비서의 인식률을 생각하고 정확하게 대답을 받아 적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답변 가운데 딱 한글자만 오입력됐다. 컴퓨터 화면으로 볼 때 3줄에 달할 정도로 긴 대화였고 숫자와 영어단어가 섞여있었는데도 예상보다 더 인식률이 높았다.

    이후 이어진 4번의 문답 가운데서도 2~3개 단어를 제외하고는 모든 문장이 제대로 입력됐다. 수사관이 진술 내용을 입력하는데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질문과 답을 이어가다보니 조사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도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이 직접 조서를 작성하지 않고 대화에만 집중하도록 돕고, 보다 풍부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음성인식 시스템은 성폭력 범죄 피해자의 90% 이상이 여성인 점을 고려해 여성 음성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재 시스템의 음성 인식률은 90% 정도다.






    이 프로그램에는 개방적이고 풍부한 대화를 지원하기 위한 'AI 수사가이드'도 탑재됐다. 피해자의 진술을 실시간으로 분석한 AI가 추가로 해야할 추천 질문 목록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 등을 화면 옆쪽에 제시한다.

    예를 들어 피해자가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라고 진술했다면 '어렴풋'이라는 단어를 시스템이 인식해 약물 이용이 의심될 때 해야하는 질문 리스트가 화면에 떠오른다. '몰래 찍었다'는 표현을 쓰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관련 질문 목록이 나오는 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성범죄 피해자 조사의 경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한 번으로 조사를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관련 질문 리스트가 옆면에 뜨기 때문에 질문을 빼먹고 하지 않아 추가 조사를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화 내용은 자동으로 질문과 답변으로 분류된다. 은어나 사투리 등이 섞여있어 정확하게 입력되지 않았더라도 마우스로 문장을 클릭하면 해당 부분의 음성만 다시 재생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입력된 내용은 피해자 조서 형식에 맞춰 한글파일로 변환된다.

    경찰은 향후 축적된 텍스트와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진술 분석과 수사관 평가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이 부주의한 언행이나 폐쇄적, 유도적 질문을 해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화 내용 기록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피해자와 풍부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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