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 성폭력 자체해결 ‘손 놓았다’
대학 절반 이상 상담인원 ‘0명’
있는 경우도 대부분 비전문가
피해학생들 ‘상담’ 대신 ‘폭로’
“그냥 넘어간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중앙대 심리학과 재학생의 연이은 폭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16학번 학생이 지난달과 2020년에 자취방과 학과 학생회실에서 같은 학과 후배들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학과 학생회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으로부터 앞으로 학과 모임을 참석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사건 이후 ‘대학 내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정작 교내 성폭력 사건에서 교내 기구가 소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이 발생하더라도 교내 인권센터나 성폭력 상담기구를 찾기보다는 피해자가 참거나 폭로를 택하는 식이다. 상담기구 내 성폭력 상담인력이 ‘0명’이거나 독립기구가 아닌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이 찾기 꺼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헤럴드경제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2021년 성폭력·성희롱 상담기구 운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담기구가 설치된 248개 4년제 대학 중 성고충 상담인원이 0명인 대학은 133곳(53.6%)이나 됐다. 설치 대학 절반 이상에 관련 상담 인원이 없는 것이다. 나머지 대학들도 전담 상담인원이 1명인 경우가 많았다.
성폭력 상담기구가 대학 내 독립기구가 아닌 경우로 절반이 넘었다. 248개 대학 중 146곳(58.9%)이 관련 상담기구를 독립적으로 두지 않았다. 성상담센터가 독립 구가 아닐 경우 교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기구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은 이전에도 있었다. 담당기구의 센터장 절반 이상은 성상담 관련 지식이 전무하기까지 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304곳 중 185곳(60.9%)은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 기구에 비전문가를 임명했다.
이 같은 상담센터의 부실화는 고스란히 피해자들을 상담센터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대학 재학 시절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성폭력 상담기구를 찾아갔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박모(32) 씨는 “뾰족한 해법이나 공감을 받지 못했고, 친구들도 ‘거기서 방법을 못 찾는다’고 하더라”며 “결국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다.
황미향 젠더연구소 상임이사는 “상담기구 인원이 매우 부족하고, 그마저도 기간제 직원이 대부분”이라 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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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 () 답변
성폭행 사건 매년 발생하지만
대학 절반 이상 상담인원 ‘0명’
있는 경우도 대부분 비전문가
피해학생들 ‘상담’ 대신 ‘폭로’
“그냥 넘어간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중앙대 심리학과 재학생의 연이은 폭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16학번 학생이 지난달과 2020년에 자취방과 학과 학생회실에서 같은 학과 후배들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학과 학생회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으로부터 앞으로 학과 모임을 참석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사건은 일단락됐다.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사건 이후 ‘대학 내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정작 교내 성폭력 사건에서 교내 기구가 소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행이 발생하더라도 교내 인권센터나 성폭력 상담기구를 찾기보다는 피해자가 참거나 폭로를 택하는 식이다. 상담기구 내 성폭력 상담인력이 ‘0명’이거나 독립기구가 아닌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이 찾기 꺼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헤럴드경제가 대학알리미를 통해 ‘2021년 성폭력·성희롱 상담기구 운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담기구가 설치된 248개 4년제 대학 중 성고충 상담인원이 0명인 대학은 133곳(53.6%)이나 됐다. 설치 대학 절반 이상에 관련 상담 인원이 없는 것이다. 나머지 대학들도 전담 상담인원이 1명인 경우가 많았다.
성폭력 상담기구가 대학 내 독립기구가 아닌 경우로 절반이 넘었다. 248개 대학 중 146곳(58.9%)이 관련 상담기구를 독립적으로 두지 않았다. 성상담센터가 독립 구가 아닐 경우 교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기구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은 이전에도 있었다. 담당기구의 센터장 절반 이상은 성상담 관련 지식이 전무하기까지 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304곳 중 185곳(60.9%)은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 기구에 비전문가를 임명했다.
이 같은 상담센터의 부실화는 고스란히 피해자들을 상담센터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다. 대학 재학 시절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성폭력 상담기구를 찾아갔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박모(32) 씨는 “뾰족한 해법이나 공감을 받지 못했고, 친구들도 ‘거기서 방법을 못 찾는다’고 하더라”며 “결국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했다”고 말했다.
황미향 젠더연구소 상임이사는 “상담기구 인원이 매우 부족하고, 그마저도 기간제 직원이 대부분”이라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