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내 성폭력 범죄 ‘2차 가해’ 심각
대학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 특정이 상대적으로 쉬워 ‘2차 가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인하대 캠퍼스 성폭행 추락사 사건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피해자 신상과 악성 루머가 돌아 문제가 됐을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의 성폭력 피해자들 역시 2차 가해 행위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한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앙대 한 학과에서 같은 과 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 2명이 각각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을 알리며 공론화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 학과 내 소모임 단체대화방에 사과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곧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이어졌다. 커뮤니티에 “(가해자가) 주변 사람들한테는 잘했나 보죠”라며 가해자를 두둔하는 내용이 댓글로 달리는가 하면,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한 뒤에는 “1950년대도 아니고 폭행해서 거짓 자백받아내고 그런 거 없었겠지?”라는 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 “피해자들이 용기 내서 ‘글 작성’을 함? 경찰에 신고도 안 하고?”라며 피해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댓글도 있었다.
성추행 피해와 2차 가해 사실을 파악한 학과 학생회는 교내 인권센터에 사건 접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24일 “(해당 사안이) 학교에 전달이 됐고, 학과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 내, 특히 학과 안에서 벌어진 성범죄의 피해자들은 주변인들로부터의 2차 가해 두려움 때문에 피해 사실을 꺼내는 것부터 쉽지 않다. 20대 대학생 A씨는 몇 년 전 학교 동아리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다. A씨는 당시 피해를 겪지 않았음에도 피해 당사자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선후배는 피해자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A씨에게 오히려 “증거를 내놓으라”며 압박했다고 한다. 그는 “실제 성추행 피해를 본 건 아니었지만, 본 적도 없는 선배들까지 이 일에 대해 얘기하는 건 공포 그 자체였다”며 “누가 어디에서 무슨 말을 할지 걱정돼 주변에 토로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캠퍼스 내 성범죄의 경우 구조상 2차 가해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여성학 전문가는 “대학 안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측근에서부터 학교 관계자들까지 쉬쉬하려는 경향이 생긴다”며 “그 사실이 알려졌을 때 ‘학교 명예가 실추된다’며 압박을 하거나 ‘진짜 그랬냐’는 학생들의 2차 가해까지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성미경 한국여성인권플러스 대표는 “학내 피해자의 경우 여론이 집중되고, 피해자에 대한 외모나 범죄 피해 당시의 옷차림 등에 대해 거론하면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은 해당 사건의 피해자뿐 아니라 비슷한 성범죄 피해자들이 겪게 될 과정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결국 입을 다물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굉장히 심각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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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 () 답변
대학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 특정이 상대적으로 쉬워 ‘2차 가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인하대 캠퍼스 성폭행 추락사 사건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피해자 신상과 악성 루머가 돌아 문제가 됐을 뿐 아니라, 다른 대학에서의 성폭력 피해자들 역시 2차 가해 행위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한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앙대 한 학과에서 같은 과 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 2명이 각각 커뮤니티에 피해 사실을 알리며 공론화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이 학과 내 소모임 단체대화방에 사과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곧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이어졌다. 커뮤니티에 “(가해자가) 주변 사람들한테는 잘했나 보죠”라며 가해자를 두둔하는 내용이 댓글로 달리는가 하면,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한 뒤에는 “1950년대도 아니고 폭행해서 거짓 자백받아내고 그런 거 없었겠지?”라는 글이 달리기도 했다. 또 “피해자들이 용기 내서 ‘글 작성’을 함? 경찰에 신고도 안 하고?”라며 피해 사실 자체를 의심하는 댓글도 있었다.
성추행 피해와 2차 가해 사실을 파악한 학과 학생회는 교내 인권센터에 사건 접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중앙대 관계자는 24일 “(해당 사안이) 학교에 전달이 됐고, 학과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 내, 특히 학과 안에서 벌어진 성범죄의 피해자들은 주변인들로부터의 2차 가해 두려움 때문에 피해 사실을 꺼내는 것부터 쉽지 않다. 20대 대학생 A씨는 몇 년 전 학교 동아리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다. A씨는 당시 피해를 겪지 않았음에도 피해 당사자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일부 선후배는 피해자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A씨에게 오히려 “증거를 내놓으라”며 압박했다고 한다. 그는 “실제 성추행 피해를 본 건 아니었지만, 본 적도 없는 선배들까지 이 일에 대해 얘기하는 건 공포 그 자체였다”며 “누가 어디에서 무슨 말을 할지 걱정돼 주변에 토로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캠퍼스 내 성범죄의 경우 구조상 2차 가해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여성학 전문가는 “대학 안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의 측근에서부터 학교 관계자들까지 쉬쉬하려는 경향이 생긴다”며 “그 사실이 알려졌을 때 ‘학교 명예가 실추된다’며 압박을 하거나 ‘진짜 그랬냐’는 학생들의 2차 가해까지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성미경 한국여성인권플러스 대표는 “학내 피해자의 경우 여론이 집중되고, 피해자에 대한 외모나 범죄 피해 당시의 옷차림 등에 대해 거론하면서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은 해당 사건의 피해자뿐 아니라 비슷한 성범죄 피해자들이 겪게 될 과정을 미리 보여줌으로써 결국 입을 다물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굉장히 심각한 범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