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논란 정의당, 이게 최선이었을까

uuu 22-05-23 11:18 84 1

지난 16일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오랜만에 SNS에 글을 올렸다. 3월 15일 청년정의당 대표직을 사퇴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지 정확하게 두 달 만이다.

강 전 대표는 SNS와 미디어에 정의당의 주요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의당 정치인 중 누구보다도 온라인에서 대중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등 정의당에 일종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3월 대선 종료 직후 청년정의당 내부에서 강 전 대표에 대한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에 대한 폭로가 터져나왔다. 노동자의 재계약 협상 자리에서 관리자 처지인 강 전 대표가 상대 노동자의 SNS와 메신저를 감시해 내용을 문제삼았다는 것이었다. 사건 이후 강 전 대표는 청년정의당 대표직을 사퇴했고 진상조사와 징계절차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관련기사: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사퇴... '직장 내 괴롭힘' 제기 http://omn.kr/1xud5).

'오랜만입니다'로 시작하는 강 전 대표의 SNS 소식이 청년정의당에서 있었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일단락 짓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면 좋았겠지만, 글의 내용은 충격적이게도 정의당 내에서 자신이 당한 성폭력 두 건에 대한 폭로와 함께 자신이 가해자였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당기위 제소장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그가 말한 두 건의 성폭력 사건

강 전 대표는 글에서 최근 청년정의당 당직자 A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년정의당 당직자 A는 강 전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조사 받고 당기위에 제소되는 상황에서 강 전 대표를 돕겠다고 접근했고 이내 자신에게 잘 대하지 않으면 다른 청년정의당 사람들처럼 강 전 대표가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가담하겠다는 암시를 받았다고 한다.

강 전 대표는 이런  A와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을 당했고 이에 A를 당기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실로 끔찍한 성폭력 사건임이 틀림없다.

또 하나의 성폭력 사건은 지난해 11월 정의당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 B가 강 전 대표의 허벅지에 신체 접촉을 했다는 내용이다. 강 전 대표는 심각하게 불쾌했지만 문제를 제기하면 '대선에 악영향을 준다'는 식의 반응만 돌아올까 두려웠고, 당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강 전 대표는 이를 공식회의에서 여영국 대표 등에게 알렸지만 여영국 대표는 공식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가해자인 B 위원장에게 경고를 하겠다며 사건에 대해 아무도 발설하지 말라고 했고 강 전 대표는 '발설하지 말라'는 말 자체가 '앞으로도 영원히 침묵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두 번째 사건 역시 강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계와 당의 경직된 의사결정구조에 의해 구조적으로 성폭력 사건이 은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 전 대표는 외부로 문제가 되지 않은 성폭력 가해자는 지방선거 후보로 공천하고, 대외적으로 논란이 되면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고 꼬리를 자르는 정의당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의 해명은 이랬다

강 전 대표의 SNS 폭로는 공개되자마자 즉각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알다시피 언론에 기다림이란 없다. 청년정의당 당직자 A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일은 제소와 징계절차가 착수됐다. 강 전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당기위에 제소된 일은 이미 진상조사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언론 보도방식의 특성상 이번 일은 신중하게 다뤄지기보다는 당장 지방선거에 공천된 B 위원장의 성폭력 사건이 일방적으로 '묵살' 되거나 '은폐'된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확산되었다.

이에 다급해진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SNS 폭로 다음날인 17일 오전 공식 해명을 했다. B 위원장과의 사건에 대해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발생한 사안이라고 강 전 대표가 당 젠더인권특위 배복주 위원장에게 알려왔고 이에 여영국 당대표는 강 전 대표의 비공개회의 소집 요구에 비공개로 대표단회의를 진행했으며,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B 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 사과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영국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라고 압박했다는 강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회의를 마치기 전에 여영국 대표가 해당 사안이 비공개 회의로 진행되어 발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의당은 배복주 위원장이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사과문을 받아 강 전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사과문 내용과 사과 수용 의사를 확인한 후에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B 위원장과의 사건에 관해 강 전 대표와 직접 소통하고 사건 해결을 중재했던 배복주 위원장도 정의당의 해명을 보완했다. 배 위원장은 강 전 대표가 "성추행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은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라면서도 당시 강 전 대표가 B 위원장과의 사건을 '성추행으로 여기지 않았고 그럴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자신도 이를 신뢰했다고 한다.

또 강 전 대표가 책임있는 단위에서 비공개로 해결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해서 여영국 대표에게 전달했고 이에 대표단 회의가 개최되었으며 당이 해명한 것과 같이 절차가 마무리 되었다고 설명했다.

강 전 대표는 이런 정의당의 해명에 대해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한 점,  B 위원장과의 사건에 대해 피해자인 자신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하지 않았는데도 성폭력 사건이 아닌 사건으로 표현된 점, 공천 과정에서 B 위원장의 공천 여부에 관한 의견을 피해자인 자신에게 묻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정의당의 해명을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현재 강 전 대표와 정의당 양측은 서로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진실로 공방을 벌이고 언론들이 이를 중계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더는 기회 없을지도 모른다

이번 강 전 대표의 폭로로 촉발된 사태는 매우 복잡하다. 두 개의 성폭력 사건과 하나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강 전 대표의 주장과 정의당의 불투명한 대처가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인 출구가 보일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해결이 어렵다고 또는 지방선거가 코 앞이라고 사건을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진보정치라는 당의 근간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당의 성폭력 문제 해결 절차를 전면적으로 촘촘하게 재구성해야 한다.

성폭력 문제 해결 절차를 전담하는 젠더인권특위나 다른 전담기구의 위상과 조사권한의 적극성을 제고하고 체계적인 해결 절차와 그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절차가 이뤄졌다고 해명했지만 강 전 대표는 당의 경직된 비공개 대표단 회의 그리고 대선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강하게 위축되어 피해 사실과 적절한 해결 절차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또 2차 가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한다고 해서 해결 절차 과정을 무조건 비공개, 익명, 정보 통제로 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정당과 같은 공적 조직일수록 이러한 해결 절차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정의당이 청년정의당 A 당직자의 성폭력 피해자로서 강 전 대표에 대한 보호 또는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 자신이 가해자인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당기위에 제소돼 정의당과 일종의 분쟁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강 전 대표는 엄연히 당원이고 피해자다. 따라서 정의당은 다른 사건들과 별개로 강 전 대표를 보호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강 전 대표는 폭로와 함께 당으로부터의 고립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폭로에 대해 정의당이 공식 해명을 발표하기까지 당으로부터 강 전 대표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젠더인권특위 배복주 위원장이 '성추행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은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라고 공언한 만큼 지금이라도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해결 절차를 재착수하고 B 위원장에 대한 공천 적합여부도 재논의하는 게 옳다.

무엇보다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부터 보좌관을 성추행해 제명된 박완주 의원까지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성비위로 얼룩져있다.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정의당으로선 김종철 전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1년 남짓밖에 안 됐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해결과 반성이 없다면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다시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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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 () 답변

    지난 16일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오랜만에 SNS에 글을 올렸다. 3월 15일 청년정의당 대표직을 사퇴한다는 이야기를 전한 지 정확하게 두 달 만이다.

    강 전 대표는 SNS와 미디어에 정의당의 주요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정의당 정치인 중 누구보다도 온라인에서 대중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등 정의당에 일종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3월 대선 종료 직후 청년정의당 내부에서 강 전 대표에 대한 직장 내 갑질과 괴롭힘에 대한 폭로가 터져나왔다. 노동자의 재계약 협상 자리에서 관리자 처지인 강 전 대표가 상대 노동자의 SNS와 메신저를 감시해 내용을 문제삼았다는 것이었다. 사건 이후 강 전 대표는 청년정의당 대표직을 사퇴했고 진상조사와 징계절차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 상태였다(관련기사: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사퇴... '직장 내 괴롭힘' 제기 http://omn.kr/1xud5).

    '오랜만입니다'로 시작하는 강 전 대표의 SNS 소식이 청년정의당에서 있었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일단락 짓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면 좋았겠지만, 글의 내용은 충격적이게도 정의당 내에서 자신이 당한 성폭력 두 건에 대한 폭로와 함께 자신이 가해자였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당기위 제소장 내용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그가 말한 두 건의 성폭력 사건

    강 전 대표는 글에서 최근 청년정의당 당직자 A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년정의당 당직자 A는 강 전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조사 받고 당기위에 제소되는 상황에서 강 전 대표를 돕겠다고 접근했고 이내 자신에게 잘 대하지 않으면 다른 청년정의당 사람들처럼 강 전 대표가 갑질을 했다는 주장에 가담하겠다는 암시를 받았다고 한다.

    강 전 대표는 이런  A와의 관계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을 당했고 이에 A를 당기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강 전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실로 끔찍한 성폭력 사건임이 틀림없다.

    또 하나의 성폭력 사건은 지난해 11월 정의당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 B가 강 전 대표의 허벅지에 신체 접촉을 했다는 내용이다. 강 전 대표는 심각하게 불쾌했지만 문제를 제기하면 '대선에 악영향을 준다'는 식의 반응만 돌아올까 두려웠고, 당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강 전 대표는 이를 공식회의에서 여영국 대표 등에게 알렸지만 여영국 대표는 공식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가해자인 B 위원장에게 경고를 하겠다며 사건에 대해 아무도 발설하지 말라고 했고 강 전 대표는 '발설하지 말라'는 말 자체가 '앞으로도 영원히 침묵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두 번째 사건 역시 강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계와 당의 경직된 의사결정구조에 의해 구조적으로 성폭력 사건이 은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강 전 대표는 외부로 문제가 되지 않은 성폭력 가해자는 지방선거 후보로 공천하고, 대외적으로 논란이 되면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고 꼬리를 자르는 정의당이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의 해명은 이랬다

    강 전 대표의 SNS 폭로는 공개되자마자 즉각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알다시피 언론에 기다림이란 없다. 청년정의당 당직자 A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일은 제소와 징계절차가 착수됐다. 강 전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당기위에 제소된 일은 이미 진상조사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언론 보도방식의 특성상 이번 일은 신중하게 다뤄지기보다는 당장 지방선거에 공천된 B 위원장의 성폭력 사건이 일방적으로 '묵살' 되거나 '은폐'된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확산되었다.

    이에 다급해진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SNS 폭로 다음날인 17일 오전 공식 해명을 했다. B 위원장과의 사건에 대해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발생한 사안이라고 강 전 대표가 당 젠더인권특위 배복주 위원장에게 알려왔고 이에 여영국 당대표는 강 전 대표의 비공개회의 소집 요구에 비공개로 대표단회의를 진행했으며,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B 위원장에 대한 엄중 경고와 서면 사과 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영국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라고 압박했다는 강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회의를 마치기 전에 여영국 대표가 해당 사안이 비공개 회의로 진행되어 발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의당은 배복주 위원장이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사과문을 받아 강 전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사과문 내용과 사과 수용 의사를 확인한 후에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B 위원장과의 사건에 관해 강 전 대표와 직접 소통하고 사건 해결을 중재했던 배복주 위원장도 정의당의 해명을 보완했다. 배 위원장은 강 전 대표가 "성추행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은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라면서도 당시 강 전 대표가 B 위원장과의 사건을 '성추행으로 여기지 않았고 그럴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자신도 이를 신뢰했다고 한다.

    또 강 전 대표가 책임있는 단위에서 비공개로 해결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해서 여영국 대표에게 전달했고 이에 대표단 회의가 개최되었으며 당이 해명한 것과 같이 절차가 마무리 되었다고 설명했다.

    강 전 대표는 이런 정의당의 해명에 대해 성폭력을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표현한 점,  B 위원장과의 사건에 대해 피해자인 자신이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공식화하지 않았는데도 성폭력 사건이 아닌 사건으로 표현된 점, 공천 과정에서 B 위원장의 공천 여부에 관한 의견을 피해자인 자신에게 묻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정의당의 해명을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현재 강 전 대표와 정의당 양측은 서로 같은 사건을 두고 다른 진실로 공방을 벌이고 언론들이 이를 중계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다.

    더는 기회 없을지도 모른다

    이번 강 전 대표의 폭로로 촉발된 사태는 매우 복잡하다. 두 개의 성폭력 사건과 하나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강 전 대표의 주장과 정의당의 불투명한 대처가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리적인 출구가 보일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해결이 어렵다고 또는 지방선거가 코 앞이라고 사건을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진보정치라는 당의 근간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당의 성폭력 문제 해결 절차를 전면적으로 촘촘하게 재구성해야 한다.

    성폭력 문제 해결 절차를 전담하는 젠더인권특위나 다른 전담기구의 위상과 조사권한의 적극성을 제고하고 체계적인 해결 절차와 그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요구대로 절차가 이뤄졌다고 해명했지만 강 전 대표는 당의 경직된 비공개 대표단 회의 그리고 대선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강하게 위축되어 피해 사실과 적절한 해결 절차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또 2차 가해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한다고 해서 해결 절차 과정을 무조건 비공개, 익명, 정보 통제로 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정당과 같은 공적 조직일수록 이러한 해결 절차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정의당이 청년정의당 A 당직자의 성폭력 피해자로서 강 전 대표에 대한 보호 또는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 자신이 가해자인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당기위에 제소돼 정의당과 일종의 분쟁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강 전 대표는 엄연히 당원이고 피해자다. 따라서 정의당은 다른 사건들과 별개로 강 전 대표를 보호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강 전 대표는 폭로와 함께 당으로부터의 고립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폭로에 대해 정의당이 공식 해명을 발표하기까지 당으로부터 강 전 대표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젠더인권특위 배복주 위원장이 '성추행이라고 판단하는 시점은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라고 공언한 만큼 지금이라도 정의당은 강 전 대표의 성폭력 피해에 대해 해결 절차를 재착수하고 B 위원장에 대한 공천 적합여부도 재논의하는 게 옳다.

    무엇보다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부터 보좌관을 성추행해 제명된 박완주 의원까지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성비위로 얼룩져있다. 국민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정의당으로선 김종철 전 대표의 장혜영 의원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1년 남짓밖에 안 됐다. 이번에도 제대로 된 해결과 반성이 없다면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다시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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