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 성폭력, ‘가족’이라는 속임수

www 22-04-27 11:12 90 1

“악마의 가장 큰 속임수는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반전영화의 교과서인 ‘유주얼 서스펙트’ 속 명대사이다. 27명의 사망자와 함께 9천만달러가 증발한 희대의 유혈극이 발생하고, 전설적인 범죄자 ‘카이저 소제’가 배후로 지목되지만, 누구도 그 정체를 알지 못한다. 유일한 생존자인 절름발이 ‘버벌’은 사건 발생 이전 6주간의 여정을 통해 카이저 소제와 직접 마주했던 경험을 공포에 질려 진술한다. 결국 경찰은 부패한 전직형사 키튼을 카이저 소제로 결론짓고, 결정적 단서를 준 버벌을 풀어준다. 이후 경찰서를 빠져나온 버벌의 절뚝거리던 걸음이 서서히 완벽한 워킹으로 바뀌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는 역사상 최악의 스포일러를 탄생시킨 명장면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자가 범인이라는 설정은 반전영화의 오랜 공식이다. 하지만 영화는 곧 현실의 반영이라 했던가. 최근 친족 성폭력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가족이라는 단어의 본질적 의미가 흔들리고 있다. “내 아이를 가졌으니, 넌 내 아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의붓딸을 9세 때부터 12년간 343회 성폭행하고 임신·낙태를 반복케 해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부터, ‘일주일에 3번, 쉬는 주 없음. 부족 횟수에 대해 그 다음 주로 추가됨’이라는 사실상 성노예 각서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며, 장기간 10대 의붓딸을 강간해온 혐의로 구속된 40대 남성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역겨운 인면수심의 만행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친족 성폭력은 지난 2016년 438건, 2017년 422건, 2018년 465건, 2019년 400건, 2020년 418건으로 하루 1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특수성으로 신고조차 못한 채 덮어버리는 ‘암수범죄’는 제외한 왜곡된(?) 수치다. 결국 삶의 안식처라 믿었던 가족조차 날카로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아픈 진실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고 이후의 삶을 안정되게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또한 친족 성폭력 대부분이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 시작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학교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범행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찰과 상담 역시 필요하다.

가족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믿게 만드는 것, 친족 성폭력의 속임수는 반전영화의 그것보다 치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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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 () 답변

    “악마의 가장 큰 속임수는 악마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반전영화의 교과서인 ‘유주얼 서스펙트’ 속 명대사이다. 27명의 사망자와 함께 9천만달러가 증발한 희대의 유혈극이 발생하고, 전설적인 범죄자 ‘카이저 소제’가 배후로 지목되지만, 누구도 그 정체를 알지 못한다. 유일한 생존자인 절름발이 ‘버벌’은 사건 발생 이전 6주간의 여정을 통해 카이저 소제와 직접 마주했던 경험을 공포에 질려 진술한다. 결국 경찰은 부패한 전직형사 키튼을 카이저 소제로 결론짓고, 결정적 단서를 준 버벌을 풀어준다. 이후 경찰서를 빠져나온 버벌의 절뚝거리던 걸음이 서서히 완벽한 워킹으로 바뀌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절름발이가 범인이다”라는 역사상 최악의 스포일러를 탄생시킨 명장면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자가 범인이라는 설정은 반전영화의 오랜 공식이다. 하지만 영화는 곧 현실의 반영이라 했던가. 최근 친족 성폭력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가족이라는 단어의 본질적 의미가 흔들리고 있다. “내 아이를 가졌으니, 넌 내 아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의붓딸을 9세 때부터 12년간 343회 성폭행하고 임신·낙태를 반복케 해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50대 남성부터, ‘일주일에 3번, 쉬는 주 없음. 부족 횟수에 대해 그 다음 주로 추가됨’이라는 사실상 성노예 각서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며, 장기간 10대 의붓딸을 강간해온 혐의로 구속된 40대 남성까지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역겨운 인면수심의 만행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친족 성폭력은 지난 2016년 438건, 2017년 422건, 2018년 465건, 2019년 400건, 2020년 418건으로 하루 1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특수성으로 신고조차 못한 채 덮어버리는 ‘암수범죄’는 제외한 왜곡된(?) 수치다. 결국 삶의 안식처라 믿었던 가족조차 날카로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아픈 진실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고 이후의 삶을 안정되게 살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또한 친족 성폭력 대부분이 피해자가 미성년자일 때 시작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학교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가 범행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찰과 상담 역시 필요하다.

    가족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믿게 만드는 것, 친족 성폭력의 속임수는 반전영화의 그것보다 치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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