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부모가 된 고등학생 엄마와 아빠, 이른바 ‘고딩엄빠’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소 과감한 기획인데요.
10대에 부모가 된 고등학생 엄마와 아빠, 이른바 ‘고딩엄빠’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소 과감한 기획인데요.
덕분에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게시판을 불이 났습니다.
“오히려 아이들과 부모님을 자극한다.” “저출생 시대라서 청소년 출산을 장려하는 거냐” 등 청소년의 성(性)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의견과 출연자들을 돕고 싶다는 의견으로 크게 갈렸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대목이 있습니다.
패널로 출연한 성교육 강사가 제시한 10대 성문화 현실이 다소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첫 성관계 경험 나이가 평균 13.6세다”
이 말은 곧 화살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언급된 평균 13.6세는 성 경험이 있는 청소년 5.7%의 응답자들의 평균 첫 성관계 연령인데, 마치 95%에 달하는 전체 청소년이 13.6살에 성관계를 맺는 것인 양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특수한 아이에 해당 되는 이야기를 일반화한다”, “우리 아이는 아직 순수한데, 방송 때문에 저렇게 살아도 되는 줄 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관련 전문가들의 답변은 이 프로그램이 꼬집는 대전제, ‘어른들은 모르는’에 방점이 찍힙니다.
‘내 아이는 안 그래’ 부정하고픈 불편한 진실에 대해 김남희 충청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장을 만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청소년의 첫 성관계 평균 나이가 13.6세? 믿고 싶지 않아요!”
Q. 일단, 청소년을 만나 상담 및 교육을 많이 하실 텐데 ‘청소년 첫 성관계 평균 나이 13.6세’(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청소년 건강행태조사/2018)라는 수치가 실제로도 유효한가요?
그 통계가 2018년도 조사 결과라고 알고 있는데 지금은 더 낮아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고학년 5~6학년 되는 거죠.
저희 센터도 2017년도에 청주시 소재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성관계 경험자의 52.9%가 중학교 시기에 처음으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Q. 부모님들은 믿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것 같은데요?
네, 부모님 중에 그런 분 계세요. “우리 아이는 안 그래요. 애가 착하고 공부 잘하고...” 그런데 그런 엄마들의 자녀가 경험이 더 많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억압이 강하면 강할수록 성적인 것에 아이들이 관심을 더 많이 두거든요.
공부 잘하는 것과 성적 호기심은 아무 상관 없어요.
한 어머님은 아이가 자위만 해도 큰일 난 것처럼 울고불고 전화를 하세요.
그래서 “어머니 애 건강하게 잘 크고 있는 거예요. 이게 왜 나쁘다고 생각하세요.” 말씀 드리는데.
그건 어머니들이 지금 10대들의 성문화를 모르니까 ‘우리 아이만 그런가? 이건 비밀로 해야지, 이거 못하게 해야지.’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러다 보면 자녀와 관계는 점점 안 좋아지고, 음지에서 욕구를 해결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부정적인 방법으로 푸는 경우가 많죠.
또 이제 아이는 어떤 일이 발생을 해도 부모들한테도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는 거예요.
가정에서 부모님한테 “엄마, 내가 누구랑 이렇게 성관계를 했는데 지금 생리를 안 해”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라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보통 이런 얘기를 부모님에게 하면 나를 의심하고 통금 시간을 정해놓고 규제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못하고 제 친구들끼리나 인터넷을 통해서 상담을 해요.
■ 아는 것이 힘 Q. 성관계 하나로 10대 성문화를 포괄할 수 없겠지만, 실태가 어떻습니까?
실제 보면 청소년들의 성관계가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거든요.
놀이터 미끄럼틀 에서, 아파트 옥상이나 학교 윤동장 이런 곳에서. 정말 더러운 곳에서, 추운 곳에서, 씻지도 못하고 피임도 못하면서 섹스를 할 게 아니라 내가 존중받는 섹스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건 사랑도 아니고 존중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걸 몰라요. 내가 성적 대상으로 이용당한다는 그런 느낌이 없어요.
‘그냥 내가 오빠를 사랑하니까 오빠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이게 사랑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폭력과 사랑의 차이가 뭘까 생각해보면 존중과 배려가 빠진 게 폭력이거든요.
그래서 성 경험을 일찍 했다, 늦게 했다 이것보다 중요한 게 ‘얼마큼 스스로 결정을 했는가, 내가 존중받았는가’죠.
Q. 어른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하겠는데요. 무방비 상태가 가장 위험한 거잖아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부모님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주시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조금 더 커서 알았으면’하는 마음에 ‘내가 알려주지 않으면 쟤가 모를 거야’ 착각하는 게 가장 큰 실수라고 봐요.
어차피 성관계를 한다면 나를 보호하고 상대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들이 좀 편안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교육이 돼야 하는데 음란물을 통해서 교육을 받으니까 왜곡된 정보를 습득하는 거예요.
Q. 부모님이 10대들의 성문화를 받아들일 때 어떤 자세를 가지면 좋을지 조언해주신다면요?
‘우리 아이가 성장했구나’ 하는 걸 인정해 주시는 게 중요해요.
부모님들 눈에는 5살 때도 10살 때도 15살 때도 아이로 보시는 거예요.
그리고 아이를 존중하는 마인드를 가지시면 사실 자녀들하고 큰 트러블은 없으실 것 같아요.
아들딸 방에 함부로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가지 않고 그 아이 방을 내가 함부로 치우지 않고 이런 것도 다 의사 존중이거든요.
아이가 성숙해 가는 만큼 ‘어느새 성에 호기심을 가질 나이가 됐구나.’, ‘그럼 내가 뭘 가르쳐줘야 될까, 준비해 줄 게 뭘까’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이 알아야 할 10대들의 성문화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부모님도, 학교도 어려운 '청소년 성교육'에 대해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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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가족성폭력상담소 () 답변
10대에 부모가 된 고등학생 엄마와 아빠, 이른바 ‘고딩엄빠’의 일상을 보여주는 다소 과감한 기획인데요.
덕분에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게시판을 불이 났습니다.
“오히려 아이들과 부모님을 자극한다.” “저출생 시대라서 청소년 출산을 장려하는 거냐” 등 청소년의 성(性)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의견과 출연자들을 돕고 싶다는 의견으로 크게 갈렸는데요.
이 프로그램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대목이 있습니다.
패널로 출연한 성교육 강사가 제시한 10대 성문화 현실이 다소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첫 성관계 경험 나이가 평균 13.6세다”
이 말은 곧 화살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언급된 평균 13.6세는 성 경험이 있는 청소년 5.7%의 응답자들의 평균 첫 성관계 연령인데, 마치 95%에 달하는 전체 청소년이 13.6살에 성관계를 맺는 것인 양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겁니다.
“특수한 아이에 해당 되는 이야기를 일반화한다”, “우리 아이는 아직 순수한데, 방송 때문에 저렇게 살아도 되는 줄 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관련 전문가들의 답변은 이 프로그램이 꼬집는 대전제, ‘어른들은 모르는’에 방점이 찍힙니다.
‘내 아이는 안 그래’ 부정하고픈 불편한 진실에 대해 김남희 충청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장을 만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청소년의 첫 성관계 평균 나이가 13.6세? 믿고 싶지 않아요!”
Q. 일단, 청소년을 만나 상담 및 교육을 많이 하실 텐데 ‘청소년 첫 성관계 평균 나이 13.6세’(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청소년 건강행태조사/2018)라는 수치가 실제로도 유효한가요?
그 통계가 2018년도 조사 결과라고 알고 있는데 지금은 더 낮아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고학년 5~6학년 되는 거죠.
저희 센터도 2017년도에 청주시 소재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성관계 경험자의 52.9%가 중학교 시기에 처음으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Q. 부모님들은 믿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것 같은데요?
네, 부모님 중에 그런 분 계세요. “우리 아이는 안 그래요. 애가 착하고 공부 잘하고...” 그런데 그런 엄마들의 자녀가 경험이 더 많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억압이 강하면 강할수록 성적인 것에 아이들이 관심을 더 많이 두거든요.
공부 잘하는 것과 성적 호기심은 아무 상관 없어요.
한 어머님은 아이가 자위만 해도 큰일 난 것처럼 울고불고 전화를 하세요.
그래서 “어머니 애 건강하게 잘 크고 있는 거예요. 이게 왜 나쁘다고 생각하세요.” 말씀 드리는데.
그건 어머니들이 지금 10대들의 성문화를 모르니까 ‘우리 아이만 그런가? 이건 비밀로 해야지, 이거 못하게 해야지.’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러다 보면 자녀와 관계는 점점 안 좋아지고, 음지에서 욕구를 해결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부정적인 방법으로 푸는 경우가 많죠.
또 이제 아이는 어떤 일이 발생을 해도 부모들한테도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는 거예요.
가정에서 부모님한테 “엄마, 내가 누구랑 이렇게 성관계를 했는데 지금 생리를 안 해”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라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보통 이런 얘기를 부모님에게 하면 나를 의심하고 통금 시간을 정해놓고 규제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못하고 제 친구들끼리나 인터넷을 통해서 상담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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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충청북도청소년성문화센터장이 10대 성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청주방송 DB
■ 아는 것이 힘 Q. 성관계 하나로 10대 성문화를 포괄할 수 없겠지만, 실태가 어떻습니까?
실제 보면 청소년들의 성관계가 정말 열악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거든요.
놀이터 미끄럼틀 에서, 아파트 옥상이나 학교 윤동장 이런 곳에서. 정말 더러운 곳에서, 추운 곳에서, 씻지도 못하고 피임도 못하면서 섹스를 할 게 아니라 내가 존중받는 섹스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성관계를 한다는 건 사랑도 아니고 존중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걸 몰라요. 내가 성적 대상으로 이용당한다는 그런 느낌이 없어요.
‘그냥 내가 오빠를 사랑하니까 오빠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이게 사랑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폭력과 사랑의 차이가 뭘까 생각해보면 존중과 배려가 빠진 게 폭력이거든요.
그래서 성 경험을 일찍 했다, 늦게 했다 이것보다 중요한 게 ‘얼마큼 스스로 결정을 했는가, 내가 존중받았는가’죠.
Q. 어른들이 현실을 직시하는 게 중요하겠는데요. 무방비 상태가 가장 위험한 거잖아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부모님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주시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조금 더 커서 알았으면’하는 마음에 ‘내가 알려주지 않으면 쟤가 모를 거야’ 착각하는 게 가장 큰 실수라고 봐요.
어차피 성관계를 한다면 나를 보호하고 상대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들이 좀 편안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교육이 돼야 하는데 음란물을 통해서 교육을 받으니까 왜곡된 정보를 습득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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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성관계 전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 ‘채찍, 수갑’, ‘성인용품’ 등이 나온 것을 보면 음란물을 통해 성을 습득한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제공=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
Q. 부모님이 10대들의 성문화를 받아들일 때 어떤 자세를 가지면 좋을지 조언해주신다면요?
‘우리 아이가 성장했구나’ 하는 걸 인정해 주시는 게 중요해요.
부모님들 눈에는 5살 때도 10살 때도 15살 때도 아이로 보시는 거예요.
그리고 아이를 존중하는 마인드를 가지시면 사실 자녀들하고 큰 트러블은 없으실 것 같아요.
아들딸 방에 함부로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가지 않고 그 아이 방을 내가 함부로 치우지 않고 이런 것도 다 의사 존중이거든요.
아이가 성숙해 가는 만큼 ‘어느새 성에 호기심을 가질 나이가 됐구나.’, ‘그럼 내가 뭘 가르쳐줘야 될까, 준비해 줄 게 뭘까’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이 알아야 할 10대들의 성문화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부모님도, 학교도 어려운 '청소년 성교육'에 대해 다룹니다.